사실 제 블로그를 꾸준히 지켜보신문들에게는 조금 충격적인 소식일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작년 연말까지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사실 지금까지 일을 하는 사무소에 큰 문제가 없었고, 올해부터 파트너로 계약을 변경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독일에서 근무하는 사무실이 이전보다 많이 성장했고 직원도 이전보다 늘어서 저는 대표가 되면 5년 안에 이 사무소를 그래도 이 지역에서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사무실까지 올려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지요.
그러나 파트너가 되면 당연히 평생 독일에서 살아야 한다는 게 아무래도 독일 생활에 낯선 제 와이프에게는 많은 부담이 되었나 봅니다.
저는 한국에서 일을 하는 것보다 사실 독일에서 일을 하는 게 너무 편한데... 아쉽지만 이왕 돌아가려면 그래도 일찍 들어가자는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회사에서는 파트너가 되면 한국과 독일을 왔다 갔다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겠다고 했지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은 아닌 거 같아 단호하게 거절을 했습니다.
사실 이런 날이 오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많았는데..
막상 닥치니 지나온 시간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앞으로의 삶에 대한 설렘이 큰 거 같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자녀가 생긴다면 독일에 함께 와서 제가 지은 건물들을 자랑하고 싶은 건물들이 있는데,
저는 그거 하나로 독일 생활에 너무 만족합니다.
지금까지 돌이켜 보니 설계사무소에서 한 10년 정도 일을 한 거 같습니다.
너무 늦었지만 10년을 일하니깐 뭔가 느끼는 것이 있더군요..
첫째. 생각을 유연하게!!
제가 독일에서 한국 학위로 취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너무 정해진 길을 가지 말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들이 실제로 잘 이루어졌고 덕분에 다른 사람이 얻지 못하는 값진 경험이라는 것을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는 왜 건축사라는 직업을 고수하며 살려고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이것도 내려놓고 제가 잘 몰라서 두려워하는 분야를 배워보려고 합니다.
둘째. 나는 바보 같이 부자들의 돈을 복사하는 복사기로 살고 있었다.
독일이던 한국이던 저는 부자들의 돈을 복사하는 일을 하며 살았습니다. 좋은 집을 짓고 싶은 저의 꿈은 늘 그들의 욕심에 의해서 이용만 당할 뿐이었죠. 좋은 제안을 해도 사업성이 좋지 못하면 늘 거절당하기 일수였어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축사는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셋째. 그래서 건축주가 되어야 한다.
좋은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방법은 자기가 직접 시행을 하는 방법 말고는 없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3년간은 저는 건물을 설계하는 게 아니라 건축을 시행하는 법을 연구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5년 안에 직접 건물을 제 손으로 지어보고 싶어 졌습니다.
그럼 2022년도 모두들 대성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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