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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한국생활

한국 생활 적응기 [001] - 프롤로그 - 퇴사

by 건축꿈나무 그냥 2023. 4. 6.
유튜브에 영상이 너무 오랫동안 업로드가 되지 않았던 터라 종종 DM이나 개인 카톡으로 잘 지내는지 안부 연락을 받기도 하다보니 나의 한국에서의 행보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누군가는 읽어보고 재미있게 생각할 수 있는 주제 인거 같아서 글로 남겨 보려고 한다.
 
약 1년 전 나는 독일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이직을 결정 했다.
정확하게 생각하면 한국에 있는 조그만한 건설회사에서 스카웃 제안을 받은 것이다.
국내 대기업 건설사나 국내 설계사무소에서 스카웃 제의가 몇 번 있었지만 나의 삶의 목적은 취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항상 거절을 해왔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독일 건축사사무소에서 대표로 지분 이야기가 나오고 있던 찰나였고 독일에서 계속 살아야 하나? 그런 갈등을 하고 있던 찰나에 받은 제안이었기에 마음이 흔들렸던 것 같다.
 
이번에 제안이 들어온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파트너로서의 서로 회사를 잘 키워보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좋은 건물을 짓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그래서 그 회사로 이직을 결정 했던 것이다.
 
그러나 출근 2일 만에 깨달았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연봉은 회사 내규상 상한선이 있어 내가 받던 연봉을 맞쳐 줄 수 없었고, 회사의 파트너 이야기도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먼 미래에 그렇게 되는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표현으로 변했다.
 
삼성에 입사하는 모든 평사원들에게 "열심히 일을 해서 자네가 우리회사 임원이 되었으면 좋겠네!!" 이 말이랑 뭐가 다른가?

 

좋은 건물 보다는 돈이 되는 건물을 원했고, 더 정확하게 말하면 수익성이 높은 저렴한 건물을 짓기를 원했다.
 
말과 신뢰를 목숨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독일에서 살다가 10분마다 말과 상황이 바뀌는 것을 경험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게 한국에서의 삶 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업무는 딱히 전문성이 있는 일이 아닌 그냥 사람이 할 수 있는 누구나 대체가 가능한 업무였다.
이 회사에서 필요한건 나라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일할 사람이 필요 했던 것이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2주가 지나서 퇴사를 결심했고 6개월즘 다니고 사직서를 제출하며 이 불황의 시기에 호기롭게 나는 백수가 되었다.
 

 
내 발로 회사를 나왔기 때문에 실업급여도 못 받고 근무기간이 짧아 퇴직금도 못받는 상황에서 주변에서는 연봉도 나쁘지 안은데 그래도 좀 더 다녀보는건 어때? 라는 권유를 많이 받기도 했다.
 
글쎄?? 내가 이런 환경에서 한달이라도 더 있으면 1달 생활비를 벌 수 있겠지만 나의 멘탈과 자존감은 완전히 무너져서 평생을 이 일을 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퇴사를 했다.
 

앞으로 나는 뭘 먹고 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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