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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한국생활

한국생활 적응기 [002] - 자발적 백수

by 건축꿈나무 그냥 2023. 4. 7.
회사를 여러번 그만둬 봤지만 이번이 가장 마음이 불편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 이유는 내가 한국에 오면서 포기했던 기회비용이 너무나 아쉬웠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영주권을 얻기 까지 준비기간 까지 포함한다면 9년이 걸렸다.
나의 20대 후반과 30대의 모든게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이 과정이 그리 쉽지 안았을것이라는것을 알것이다. 
그게 무너지는데 불과 몇 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영주권은 말소가 됬고 설령 영주권이 남았다고 하더라도 독일로 다시 돌아가는 비용과 행정적인 절차들을 하는 에너지들을 생각하면 막막하기 그지 없다.
매일 하루에도 100번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달을 쉬면서 원망도 많이 했고 자책도 많이 했다.
그러나 아무리 원망을 해봐도 결국 그 끝에는 잘못된 선택과 결정을 했던 스스로에게 있었던 것이고 아무리 자책을 해봤자 내가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어디선가 본적이 있다. "실패를 통해 인생을 배운다고"
 
 

그래 나는 지금 조금 비싼 수업료를 내면서 인생을 배우고 있는 중인거야..

하루하루 줄어드는 통장의 잔고를 보면 숫자가 변하는 마술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국생활을 하다보면 카드사용이 많으니 지출 관리가 현금만 소비했던 독일보다 소비를 컨트롤하기 어렵기도 하고 확실히 내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돈 나갈 곳이 정말 많고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파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보였다.

 

 

매달 지출을 감당 해야 하는 가장으로서 지금 상황에 분명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슬픔과 자책, 그리고 후회라는 것도 결국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가스비가 많이 오른 지금 나는 추운 어두운 방구석에 앉아 정말 오랜만에 몰입의 감정을 느꼈다.

그만큼 내가 궁지에 몰렸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팬과 노트를 들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을 노트에 적기 시작했다.

 

그리고 노트의 마지막에 새로운 다짐을 적었다.

 

"독일에 맨손으로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일궈냈던 거처럼 한국에서도 분명 내가 목표하는바를 다시 이루어 낼 수  있다, 그래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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