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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독일생활

독일에서 취업하기 - 02 독일 건축사 사무소 생활

by 건축꿈나무 그냥 2017. 2. 13.

안녕하세요

오늘은 독일 건축사 사무소를 많이 경험 해보진 못했지만 지금까지 경험한 것만을 가지고 한국와 다른점을 한번 적어볼까 해요.

물론 저 또한 한국에서 다양한 설계 사무소를 경험 해보지 않았고 독일에서도 처음으로 일해 보는 사무실이기때문에 독일 사무실은 무조건 이렇다 라고 말씀드리기 애매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경험을 공유하는 이유는, 분명 독일에 엄청나게 많은 독일 유학생들과 이민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비해 정보가 부족한것은 사실 입니다. 혹 저의 경험이 독일에 취직을 하거나, 기술 이민을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프로그램

한국의 대부분의 설계 사무실은 Autocad 를 사용하고 있어요. 아직 까지는 소수에 불과하지만 BIM 프로그램인 Revit 과 아키캐드가 최근 많이 보급 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Rhino로 케드를 치는 사무실을 본 적도 있습니다. 아무튼 적어도 한국에서 건축사무소에서 일을 하기위해서는 Autocad를 잘 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독일은 딱히 그런건 아니라고 합니다. Autocad를 사용하는 사무실이 있고, 아키캐드를 사용하는 곳도 많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Autocad보다 아키캐드가 더 많이 사용하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튼 모든 사무실이 제 각 각의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어요. 다행히 제가 일하는 사무실에서는 Revit과 Autocad를 주로 사용합니다. 주 업무는 Revit으로 실시 설계를 하고 있구요. 아무래도 각종 업체들이 레빗 전용 디테일을 제공하고 있어, 각종 상세가 용이하고, 각종 협력업체들, 구조와 같은경우 PDF 파일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실시 설계에 큰 어려움은 없는듯 합니다. 하지만 회사를 지원할때 회사에서 어떤 툴을 사용하는지 보고 지원해야 하며, 그런 내용이 없다면 인터뷰 할때 분명히 알아봐야 합니다.


출력

한국에서 모든 실시 설계 도서를 A3 규격으로 작업 했었습니다. 그래서 사무실에서는 항상 도면만 뽑는 A3 프린터기가 자리마다 배치가 되어있죠..

실시설계 도서를 납품하는데.. 엄청난 양의 A3 도면들이 나옵니다. 각종 상세도와 전기, 소방, 구조, 통신, 등등..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설계 도서라고 합니다. 도서…. 즉 책이란 말이죠. 정말 책이 됩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독일에서도 설계 사무실에서 일을 하게 되면 가장 먼저 배우는것은 도면 접는 법부터 배워야 합니다.

하지만 A3 도면을 접는것이 아닌 A0 도면을 접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실시 설계를 A0로 뽑는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어요. 그리고 도면 스케일을 당연 1:50 정도를 선호합니다.

도면출력이 크고, 스케일이 너무 크다보니,  실시 설계 하는데 필요한 상세 내용이 모두 기본 도면인 평,입,단에 다 표시됩니다. 구조 전기 소방 통신..

그리고 샵드로잉은 따로합니다.… 그래서 도면이 A0 에 출력을 하는데도 전혀 비어있는 구석이 없습니다..

그래서 한번 물어본적이 있습니다…왜 도면을 A0 로 뽑는지.. 

그랬더니 현장에서 책 들고 다니면서 이리저리 찾으면서 보면 너무 번잡하다고 그러더라구요..

물론 허가신청할때는 A3로 간단하게 해서 제출합니다. 그 땐 면적만 보니깐요.



업무범위

한국에서 처음 입사 해서 매일 그리는게 화장실 이었습니다. 어떤사람은 계단만 그린다고 하더군요.. 틈틈히 3D도 하고 제안서도 만들고 PPT 작업도 많이 했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사실 주객이 전도 되었다는 느낌이 받는건 사실입니다. 물론 독일에서도 3D 이미지가 중요한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제안서 작업도 중요하구요. 하지만 여기는 각 분야마다 정확한 업무 범위가 있습니다. 계약서에 명시되어있구요. 그거 이상을 요구하면 물론 회사가 잘 못된것이겠지요. 독일에는 바우 자이흐너라고 도면을 그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흔히 말하는 전문적으로 도면을 그리는 사람입니다. 거의 건축사 보다는 엔지니어에 가깝죠. 그리고 건축사가 있습니다.

하루는 제가 3D 업체에서 받은 이미지가 너무 퀄러티가 부족한듯 하여서 직접 레빗으로 작업한 파일을 렌더링 해서 리터칭을 해서 제출 한 적이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다시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왜냐하면 그건 우리가 해야 하는 업무 범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건축학과를 졸업한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시 설명을 해주시더군요. 

그리고 한국처럼 당연히 직급 같은건 없습니다. 다 동료 입니다. 서로 업무 범위가 겹치는 경우가 별로 없고, 협력해야 하는일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상하 수직관계가 별로 필요 없는 듯 합니다. 물론 프로젝트가 크다면 팀단위 업무가 필요하겠지만 뭐 아무튼 지금 저는 여러명이 해야 할만큼에 큰 프로젝트가 아니어서 혼자서 하고 있습니다. 동료들끼리 수평적으로 동등하게 지내며, 서로 쉬는시간에 각자의 프로젝트 하면서 힘든걸 토론하면 참 재미있는거 같긴합니다. 서로 알고 있는게 틀리니 서로서로 도움도 될때도 많구요. 연차나 직급같은게 없으니, 서로 고민에 대해 털어놓는것도 부담이 없는거 같아요.



회식

처음에는 이곳에 회식문화가 없어서 사람들하고 친해지기가 힘들어 불편했었습니다. 그래도 설마 회식이 없겠어? 라고 생각 했지만 정말 없었습니다.

입사기념으로 한번 근무를 마치고 같이 식사를 했는데,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 조용히 스테이크를 먹고 다들 집으로 갔습니다. 한국에서 있었던 2차, 3차는 일어나지 않았죠. 동료에게 물어보니 실제로 독일에서 회식을 하는 문화는 흔하지 않타고 하더라구요. 다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 빨리 집에가야 하니깐요..

그런데 이런 생활을 해보니 정말 편합니다. 집과 일만 하면 되기 때문인데.. 한국에서의 끈끈한 정이 없기 때문에 저한테 주어진 업무만 하고 집에 가면 되기 때문이에요. 사내 정치를 할 필요도 없고, 과장님, 팀장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습니다. 이런 직급 조차도 없으니깐요 ㅋㅋ  아무튼 확실히 근무 환경이나 업무 스트레스는 독일이 훨씬 덜한데.. 최근 신문에서는 그런 독일에서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의 수가 증가 하고 있다라는 기사를 본적 있습니다..


아무튼 독일에서 첫직장으로 얻게된 건축사 사무소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번 작성해 보았지만, 다시한번더 말씀드리지만 업무 환경은 회사마다, 그리고 오너 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모든 독일에 설계 사무소가 이렇다고 말씀드리는것이 아님을 알려드리며 다음 포스팅에서는 가장 중요한 $에대해서 포스팅을 해볼까 합니다.



[생활 이야기/독일] - 독일에서 취업하기 - 01 지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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