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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독일생활

독일에서 처음 보는 폭설

by 건축꿈나무 그냥 2021. 2. 13.

지난주 한주 동안을 평생 살면서 보지 못했던 눈을 보면서 지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살 때 대부분의 시간을 고향인 창원에서 보냈기 때문에 눈을 보는 일이 많이 드물었습니다.

가장 눈을 많이 봤던게 작년 모스크바를 갔을 때 봤던 눈이 가장 많은 눈이었던 거 같은데 독일에서 이렇게 만은 눈을 본 것은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독일이라는 나라에서 살아보신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아무래도 독일 생활의 가장 어려운 점은 아무래도 독일의 겨울 날씨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겨울이 되면 해가 많이 짧아지기 때문에 하루가 너무 처지는 느낌도 많이 들고 1월에서 2월 사이는 늘 비가 왔다 말았다를 반복합니다. 간혹 눈이 올 때는 있지만 하루 이틀 뒤에는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죠.

그래서 대략 12월 말부터 2월 사이는 계속 비가 오는 날씨로 지냅니다. 한국의 장마 같은 느낌이 있는데 그렇다고 장마처럼 습한 날씨는 아닙니다.

 

지난주 주말 아침에 눈을 떠보니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눈이 많이 온 것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저는 요즘에 계속 아침 4시 반 기상 프로젝트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침에 눈을 뜨고 창밖을 봤을 때 저의 집 야경이 참 좋습니다.

지난겨울 한국에 폭설이 왔을 때 한국에서 오리를 만들어 주는 집게가 유행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 와이프도 그 오리 집게를 가지고 싶어 했었는데, 독일에서도 구 할 수 있는 제품이지만 대부분 이런 제품들은 중국에서 만들어서 전 세계로 유통됩니다.  사실 저는 옛날부터 중국이 이런 식의 일반적인 보따리 장사식의 무역 행태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와이프한테 미안하지만 사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혼자서 발코니에서 커터칼을 이용해서 오리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도구를 만들어 만드는 오리보다는 투박하게 생겼지만 마음만은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만들었는데 어느새 와이프가 눈사람도 만들어 놓았네요.

 

제가 살고 있는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는 곳에 아주 큰 도심 공원이 있습니다.  공원 옆에 살면서 공원을 우리 집 앞마당처럼 이용하며 살다 보니 도시에서 공원이 주는 힘은 역세권보다 크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그런데 한 가지 전제는 공원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의 공원은 아름답지만 취사나 그릴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독일의 공원의 경우 그릴과 취사가 허용되는데 텐트를 취면 안 됩니다

 

 

유튜버답게 산책하는 영상을 담았지만 사실 브이로그 형태의 영상을 어떻게 편집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요즘 유튜브 편집하는 것이 너무 지쳐서 영상 업로드를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사실 눈 오는 영상은 그때 바로 올려야 하는데 편집하느라 조금만 타이밍을 놓친다면 그 영상을 내년에 사용하는 게 낳을 수도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영상에 눈 위를 걸을 때 나는 뽀드득 소리가 아주 잘 들리니 좋습니다. 실제로 이날 하루 동안 눈이 40cm 정도 온 거 같았습니다. 물론 이 이후로도 3일 동안 계속 눈이 내렸고, 계속 영하권 날씨를 유지하면서 눈이 쌓인 채로 계속 생활을 했어야만 했습니다.

 

평일에도 눈이 정리가 안 되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차를 이용해서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힘든 시간이었을 거 같습니다. 저는 사무실과 집이 대략 2킬로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다행히 걸어서 출퇴근을 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일주일 동안 보시다시피 제 차량이 이렇게 눈이 쌓여서 차를 사용해야 하는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가령 예를 들면 이번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들어가면서 현장에 상황을 보러 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차량통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도로는 지속 적으로 제설작업을 하고 있고 사람이 다니는 길은 대부분 개인들이 삽을 이용해서 집 앞에 길을 만들어 놓은 상황입니다.

 

 

좁은 골목이 많은 주택단지들도 이런 소형 불도저가 들어와서 길을 닦아 주고 사람이 지나다녀야 하는 길들은 개인들이 직접 삽으로 퍼고 닦고 해서 통행에 큰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출퇴근을 하다가 재미난 풍경을 보았다면 지붕이 없는 이런 건물들은 눈이 왔을 때 발코니에 쌓이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저렇게 되었을 때 기본적으로 창호들은 방수 기능이 있기 때문에 창문으로 물이 새어 들어오면 어떠지 라는 걱정을 할 필요는 없지만 당장 눈을 치우기 위해서 창문을 열 수가 없습니다.

 

눈이 오는 동안 한 번도 치우지 않은 차량의 경우 눈이 위에 보시는 거처럼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대략적인 높이로 봤을 때 이번에 눈이 약 1m가 넘게 온 것을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사실 독일에 살면서 좋은 것은 어린 자녀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봅니다.

한국에서 대부분 유치원은 등하교 차량을 이용하는 게 일반적 이겠지만 독일의 경우 대부분 부모님이 직접 아이를 데려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유럽의 도시들은 한국과 같이 인구밀도가 넓고 도시가 크지 않기 때문에 생활권이 거미줄처럼 아주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딱히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도 유치원부터 학교를 모두 다 등하교를 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그렇다 보니 부모님들이 늘 자전거와 유모차 킷을 이용해서 유치원 등교를 시켜주는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이번에 눈이 오니 다들 나무로 된 눈썰매를 끌며 유치원을 가는 모습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들이 교차했고, 나의 어렸을 때 추억들을 되짚어봤습니다.

나의 추억 속에는 왜 아버지와 눈썰매를 탔었던 기억이 없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