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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독일생활

또 한해가 지나고... 건축에 대한 나의 생각들

by 건축꿈나무 그냥 2021. 12. 24.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지만 한 해가 지날 때쯤 그 해를 돌이켜 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거 같습니다.

세월은 빠르게 흘러가는데 

 

어제 와이프가 한국에 가고 싶다고 해서 공항에 대려다 주고 집에 돌아와 그녀가 떠난 화장대에 이번 연휴 동안에 볼 책들을 거실에서 침실로 옮겨왔습니다.

 

그러면 매일 침대에 앉아 앞에 싸여 있는 책들을 보며 공부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겠지요!!

 

반은 평소에 필요해서 구매를 해두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 읽었던 책이고 반은 이번 연휴 기간 동안 한국을 가지 않고 보려고 도서관에서 빌려 놓은 것입니다.

 

저의 집은 운이 좋게도 건축도서관 바로 근처에 있어서 자주 이용하는데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건축 서적 등을 저렴한 연회비로 빌려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만약 부자가 된다면 이런 건축도서관을 제주도에 만들고 싶습니다.. 휴가로 경치 좋은 곳에 와서 하루 종일 책만 볼 수 있게 만들어 두면 얼마나 좋을까요 ^^

 

 

지금 제가 보는 책들은 대부분 시공 실무와 관련된 책들입니다.

시공 메니저, 지하 단열, 주차장 표면 처리, 단열 재료, 계획 규정, 하자 관련된 책들입니다.

 

어렸을 때는 화려하고 멋있는 디자인을 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디자인 책이나 작가분들의 책, 인테리어 책들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런 분야에 지출을 하지만 책을 보는 마음가짐이 예전과는 좀 달라졌는데 오늘은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번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작가분들의 작품집을 구매하고 보는 저의 마음은 그 사람들에 대한 존경과 내 마음을 바로잡기 위한 마음이 가장 큽니다. 그 사람의 디자인을 나의 디자인으로 모방하거나 카피하고자 하는 생각은 없습니다. 그 디자인은 내 머리에서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디자인을 참고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점점 오랜시간 실무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좋은 작품을 실현한 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이 사람들은 이런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이해 충돌이 있었을까?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였는가? 그런 노고를 느끼며 책을 열어봅니다.  그리고 실무를 하다 보면 늘 현실과 타협하는 저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바로 잡고 허가방이 되지 말자... 그런 생각을 다시금 하는 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작품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냥 사람들이 원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좋은 건물을 짓고자 하는 거니깐요. 

 

요즘은 디자인 관련된 책보다는 위에 언급했던 시공 관련된 기술서적들을 많이 봅니다. 과거에는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지만 발주자들이 생각보다 시공 기술이나 자재의 특성이나 차이점들에 대해서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히 결정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결정을 해야 하고, 시공회사와 이런 것들을 매니지먼트 하는 게 결국 건축사의 역할이더군요. 

 

디자인을 우선시 하다보면 너무 주먹구구식으로 짜 맞춘 디테일이 나올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건물의 각 디테일을 모두 알고서 디자인을 하고 계획을 하게 되면 이후에 짜 맞출 필요 없이 깔끔하게 맞아떨어지는 속이 깊은 건물이 완성되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 디자인의 완성은 디테일이고 디테일을 이루는 것은 각 작은 부자재들의 특성과 기능적인 원리를 잘 파악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럼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도 행복한 연말 보내시고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