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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한국생활

왜 건축사사무소를 수원에서 개업 했을까?

by 건축꿈나무 그냥 2023. 9. 14.

이전에 알고 있던 사람들이나 유튜브를 통해서 나를 알게 된 사람들과 오프라인에서 만나면 많은 분들이 물어보는 것 중에 하나가 왜 건축사사무소를 경기도 수원에서 개업을 한 것이냐는 것이다.

 

서울에서 계신 분들은 서울에서 왜 하지 않냐고 그러고, 고향에 있는 사람들은 왜 고향인 창원에 개업을 하지 않고

전~~~~~~혀 연고도 없는 수원에서 왜? 라는 반응이다.

 

사실 그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인맥과 학연지연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수원에 건축사사무소를 개업한 이유는 딱히 없다.

 

정말 어쩌다 보니 한국에 들어와 수원에 일자리를 얻었고, 그리고 집 계약을 2년을 했는데, 그 사이에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을 하게 되었고, 우연히 산책을 하는 길에 집 앞에 빈 사무실이 보이길래 작업실 겸 사용할까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을 했다.

 

그런데 건축사 사무소를 개업을 하고 알게 된 것은 건축사 사무소 개설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많은 것들에 의해서 연결되어 있으며.. 어떤 네트워크가 촘촘하게 연결되어져 있는 그런 느낌이라는 것이다.

각종 협회도 많고... 생각지 못했던 부수적인 지출도 만만치 않으며 개업후에 초기 수주가 쉽지 않기 때문에 개업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블로그나 유튜브 DM을 통해서 개업을 고민하는 건축사 분들이 수주나 사람들을 어떻게 만나고 다니는지 질문을 받는 것을 보면 그만큼 영업에 대한 부담이 있고, 그래서 초기 수주에 있어서 학연지연이 중요하게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독일에 대략 10년 전에 유학을 위해서 베를린으로 향했다.

그 당시 내가 알고 있는 독일의 도시는 베를린과 뮌헨, 그리고 함부르크 이 정도가 다였던거 같다.

스포츠나 축구에 관심도 없던 터라 도르트문트도 잘 알지 못했다.

 

정말 무계획으로 베를린으로 향하는 비행기표만 달랑 들고 독일에 도착을 했는데..

단기로 호스텔에서 머물면서  장기간 머물 숙소도 구하며 어학원을 다니며 생활하고 있었다..

당시 베를린의 주거 문제가 너무나 심각한 수준이어서 도저히 집을 구할 방법이 없었다.

 

보통은 어학원이 보유하고 있는 숙소가 있어서 그런 곳에서 머물 수도 있을텐데..

그런 집들 조차 이미 꽉 찬 상태였다.

 

그래서 여기저기 수소문을 해서 찾았던 곳이 뮌스터라는 도시에 어느 어학원에서 머물 수 있는 기숙사와 어학원 코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는 정말 다음날 단숨에 동독에서 서독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정말 밑도 끝도 없이 아무 정보나 연고도 없는 뮌스터라는 도시에서 나는 거의 7년을 살았다.

거기서 사귄 동료들 덕분에 많은 걸 배웠고 잘 먹고 즐겁게 잘 살았다.

 

 

요즘은 그런 생각을 한다..

"아무것도 없이 독일 가서도 잘 먹고 잘 살았는데, 어디든 가서 못살까"

이게 나의 독일에서의 삶에서 얻은 훈장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개업 전에 큰 고민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삶 또한 그냥 흘러가는 데로 살되 그 순간순간 최선을 다 할 뿐이다..라는 마인드로 살 것 같다.

 

막상 수원에 오래 살지는 안았지만 공원과 물이 많아서 산책하기도 좋고 서울까지의 교통이 좋아서 삶의 만족도가 좋긴 하다.

아무튼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다음 이야기는 사무실 명과 로고 디자인과 관련된 이야기를 위한 빌드업을 위해 필요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