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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한국생활

수원 인계동 커피숍 1차 계획안

by 건축꿈나무 그냥 2024. 3. 20.

건축주분께서 계약을 할 때 급한 프로젝트가 아니라고 하셔서 계속 미루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바쁜 일들이 너무 많아서 양해를 구하고 계속 미루고 있었던 프로젝트입니다.

 

물론 건축주분께서도 고민을 많이 해주기를 원하셨고요.

 

처음 계약을 할 당시에 이야기했던 것들을 정리해 보면

 

주차장 부지기 때문에 건물의 연면적에서  근생과 주차장의 면적이 70:30 이어야 합니다. 

 

 

- 근생은 커피숍을 할 예정인데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

- 경제적인 건물일 것

- 그러기 위해서 지하 2개 층 지상 1개 층 정도 규모로 건축하며 최대한 조경을 많이 할 것

- 10-20년 후에 철거 후 개발을 염두할 것

-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디자인일 것

 

 

고민을 하면 할수록 계획은 점점 미궁에 빠지는 듯해 보였어요.

그래서 곰곰이 다시 한번 정리를 해보니 전제가 잘못되어 있기 때문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하를 공사할수록 당연히 공사비는 증가합니다. 

그리고 한번 만든 지하 주차장은 나중에 철거를 하는 것도 비용이 많이 들고요..

그래서 지하 2층 지상 1층을 해야 한다는 조건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면 건축주 분께서 왜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에 대해서 고민을 했어요..

그 말을 했던 것은 도심 속에서 숲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었어요.

 

그렇다면. 다시 생각을 해보면..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게만 한다면.. 지하가 아닌 지상을 만들어도 괜찮지 않을까?

그렇지만 건축주가 분명히 지하 2층 지상 1층을 말씀을 하셨는데...

내가 지상으로만 계획을 하면 분명 싫어하시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했지만!!

설득해 볼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난주에 전화를 걸어서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졌으니 한번 뵙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하고

 

첫 계획안을 보여드리면서 왜 이런 안을 만들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렸습니다.

 

[지하 주차장을 했을 때 문제점]

- 주차장을 지하를 하게 되면 지상에 토심 깊이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하는 깊어져야 하며 램프의 길어져야 합니다!

- 지하의 주차장 기둥 때문에 지상의 건물 디자인이 자유로울 수 없다.

- 지하 공사비는 지상 공사비 보다 많이 나온다.

- 어차피 지상 증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철거를 하게 되면 지하 철거비도 고려해야 한다.

 

[대안]

- 지상 1-2 층을 근생으로 사용하고 3,4,5(옥상)을 주차장 건물로 사용한다

- 시공비가 저렴한 철골 구조로 계획한다.

- 직선램프보다는 원형 램프를 통해 자연스러운 중정을 만들고 중정을 통해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형성한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대략적인 설계의 방향과 콘셉트에 대해서, 그리고 마감 재료등을 보여드렸는데..

 

다행히 제안했던 내용들에 대해서 아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러고는 빨리 완성된 안을 보고 싶다고 하시네요.

 

 

 

사실 건축주의 의견에 반하는 건물을 계획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기는 합니다.

사실 건축사로서 평당 설계비야 어차피 거기서 거기인 것을.. 그냥 해달라고 하는 데로 하고 돈을 받으면 속 편한 일을지도 모르겠지만..

고민하고 최적의 대안을 찾는 게 늘 재미있는 과정인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