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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이야기/독일생활

독일 영주권과 가족 동반비자 허가가 나왔다.

by 건축꿈나무 그냥 2020. 10. 25.

저번주 화요일에 나의 독일 영주권과 와이프의 동반 비자가 나왔다. 
일단 담당자가 약식으로 허가가 났다는 내용과 12월 4일날 최종 싸인을 하러 오라는 소식을 메일로 보내준 것이다.

독일에 2015년에 왔으니 어느덧 벌써 5년이 지났나 보다. 
사실 독일에 유학을 오겠다고 떠났을때가 만으로 30이었을 때이다. 독일어를 배우고 유학을 마치고 넉넉잡고 35에 한국에 돌아가서 결혼을 하자고 계획을 했었었는데 어학원을 다니던 중에 독일 회사에 취업을 해서 일을 할 것 이라고는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5년전에는 영주권과 시민권을 구분할 줄 도 몰랐다. 그냥 나랑 상관없는 상황인거 같아 관심을 안가졌던거 같다.

사실 영주권을 지금 보다 한 1년 정도 빨리 취득할 수 있었는데, 내가 가지고 있던 비자 만료가 2년이나 더 남아 있고 와이프도 그 전에 오면 같이 신청할려고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영주권 신청기간이 많이 지나 버린 것이다.

독일에서 살면서 다양한 종류의 비자를 취득했었다.
학생비자에서 취업비자로 살면 삶이 달라질까??
취업비자에서 블루카드로 전환되면 삶의 안전감을 느낄까?
블루카드에서 영주권을 취득하면 더 이상 독일에서의 나의 삶이 불안하지 않겠지?

내가 비자를 바꾸기 전에 했었던 생각들인데 한개도 맞은것은 없었다. 비자는 그냥 단순이 종이 쪼가리에 불가할 뿐이지.. 나의 삶을 결정하거나 안정감을 주는 것은 아니다.
영주권이 있거나 시민권이 있는 외국인이나, 독일 사람들이지만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많이 보게 되면서 나의 생각들이 조금씩 변했다.
지금은 결국 국적이나 체류허가권은 그냥 종이쪼가리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리고 중요한 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라는 것을..

최근에 코로나 때문에 외국인청이 대부분의 비자 업무를 우편으로 받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독일에서 우편이나 서류, 공문서를 작성할때 작성하는 Anschreiben 과 Einschreiben 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anschreiben 이란 한국어로 따지면 편지의 앞 표지나 팩스의 표지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독일은 우편으로 서류를 주고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anschreiben하는 방법은 한번쯤 배워두면 독일 생활에 도움이 된다.

 
 

 

우선 위 사진은 내가 실제로 영주권을 신청하면서 부족한 서류를 보충 해서 보내기 위한 anschreiben  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문서가 어떤 서류들을 포함하고 있는지에 대한 간략한 요약이 내용에 들어 가야 한다.
그리고 내용이 뭔가 좀 길어지는게 있는데 그건 공무원이 나한테 요청한 서류에 대한 오해나 잘못된 부분이 있어서 내가 정확한 법규를 언급 한 것인데 중요한것은 아니다.
아무튼 독일에서 이런 Anschreiben 을 작성할때 중요한 것은 제목이다. 
사진에서 보면 가장 상단에 굵게 작성된 부분이 제목인데 이 곳에 Aktenzeichnung (AZ-000000) 번호가 있다면 제목에 적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지 공무원이 관련된 문서나 저장되어있는 서류들을 바로 찾아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수십개의 서류들을 처리하거나 전산에 입력하는데 있어서 서류를 분류시스템을 잘 같추지 못하면 일을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렇게 작성한 anschreiben과 서류들을 서류 봉투에 잘 담아서.. 이제 우체국에 가서 einschreiben 을 하면된다. 이건 한국으로 따지면 등기로 보내는 것이다.
외국인청에 보내는 서류들이 원본인 경우가 많고, 혹시 중간에 잃어버릴수 있기때문에 이런 중요서류등은 무조건 등기로 보내야 한다.

 
 
 

독일에서 처음 일을 할 때 anschreiben에 대해서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일을 하다 보면 시청 건축가에 분명히 서류를 제출했는데 못 받았다고 하는 경우가 종 종 발생한다.

그럴 때마다 내가 보낸 anschreiben의 사본은 중요한 단서이기도 하고, 법적으로 중요한 자료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늘 습관처럼 작성하고 복사해서 서류함에 철을 해두는데... 이런 것을 볼 때마다 독일의 시스템이 답답할 정도로 느리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 늘 기록하고 남기려는 게 습관이 되어있는 거 같다.

편지는 전화기를 붙들고 이야기를 할 때보다 상대방을 존중하게 되고 글로 표현되는 형식들이 최소한의 예의를 무너뜨리지 않게 한다. 아마 한국에서 일을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수화기 사이로 생각보다 선을 넘거나 무리한 부탁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그건 그냥 입으로 나오는 대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이는 남는다. 그래서 함부로 할 수도 선을 넘을 수도 없다. 그래서 나는 독일에서 이렇게 편지를 쓰며 업무를 보는 것이 너무 좋다